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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YWCA 인터뷰

기사 제목
우리 모두는 오늘도 역사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안대진 아카이브랩 대표
인터뷰: 윤수정, 정리: 편집실 (한국YWCA연합회)
매체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 한국YWCA입니다
날짜
2020-09-18

<인터뷰> 우리 모두는 오늘도 역사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안대진 아카이브랩 대표

안대진 대표님과 아카이브랩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기록하는 ‘게릴라 아키비스트’로서 2016년 동료 연구원 2명과 ‘대체로 무해한 아카이브 연구소 아카이브랩’을 창업했습니다. ‘대체로 무해한’이라는 문구는 더글러스 애덤스의 소설 <은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지구에 대한 한 줄의 설명인 ‘대체로 무해함’에서 따왔습니다. 최근 아카이브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시스템 개발에 터무니없이 높은 견적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아카이브랩은 ‘해를 끼치지 않는’ 적정기술을 가이드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과거부터 금기시되는 기록물을 목숨을 걸고 사수하는 ‘게릴라 아키비스트’들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이너’하지만 중요한 다양한 기록들, 특히 민간의 여러 영역을 기록화하고자 합니다.
YWCA 98년의 역사 기록 디지털 저장소인 ‘YWCA 아카이브’가 2020년 9월 1일(화) 문을 열었다. 9월 18일(화) ‘YWCA 아카이브’ 기록관리 컨설팅과 디지털 아카이브 제작을 총괄한 아카이브랩 안대진 대표를 만났다.
아카이브랩은 민간영역의 아카이빙 활성화를 목표로, 서울시NPO지원센터와도 ‘비영리조직을 위한 아카이빙 자문프로그램’을 진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공공영역에서의 아카이빙은 ‘공공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아카이빙의 목적에 수긍이 됩니다. 그런데 대표님께서는 공공영역을 벗어나 민간영역, 특히 비영리조직의 아카이빙에서 어떤 측면에 가치를 두시고 작업을 이어가시는지, 민간에서 아카이빙이 왜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미국 국립기록청(NARA) 앞에 ‘민주주의는 여기서 시작된다(Democracy starts here)’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국가와 제도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의 행위를 기록한 기록물이 민주주의의 기틀을 구성하는 가치를 지닌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도 ‘기록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는 신념으로 국가기록원 등에서 공공영역의 다양한 기록물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공기록에 비해 민간기록을 남기고 보존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 경우 한쪽의 입장만 부각 되어 균형을 잃을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4대강 관련 정부기록은 많이 보존되었으나 시민사회 활동 아카이빙 작업은 올해부터 시작했습니다. 공공뿐 아니라 소수자를 포함한 민간영역의 기록들이 포괄적으로 모아져야 역사적인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영역에서 ‘기록으로 남기고, 보여주고, 목소리를 드러내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활동가 아키비스트’라는 개념이 많이 보편화 되었는데, 활동가 아키비스트들은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포착하고 맥락을 잘 보전하려고 합니다. 저도 근무했던 연구소에서 4.16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에 부스를 차리고 상주하면서 그 현장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세세한 내용까지 기록하였습니다. ‘있는 그대로’ 역사에 남기고자 했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도 이미 과거가 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건들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국YWCA는 YWCA 100주년을 준비하며, 유·무형의 ‘YWCA 100주년 아카이브’를 구축하고자 2019년 4월에 YWCA 역사관 ‘이제’를 개관하고, 올해 9월 디지털 ‘YWCA 아카이브’를 열었습니다. 아카이브랩에서 담당하신 YWCA 아카이브 구축 과정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YWCA의 자료를 정리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으나,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단체가 지닌 무게감을 느꼈습니다. 아카이브 컨설팅을 통해 기본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라 가정리, 스캔, 목록화 등을 진행했습니다. 온라인에서 기록물을 찾아볼 수 있도록 스캔하고 각 기록물에 이름을 붙여주는 목록화 작업과 함께, 거의 100년이 되어 바스라진 문서들을 보존할 수 있도록 비닐에 담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또 저희의 핵심적인 역할은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아카이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인데, ‘오픈소스’를 활용하면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간영역에 보급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카이브를 자체 관리할 수 있도록 아카이브 활용 교육도 진행하였습니다.
한국YWCA는 53개의 회원YWCA가 전국에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국 각 지역에서 YWCA 역사 기록이 생성되고 있다는 뜻일텐데요, 아카이빙을 위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번에 YWCA 기록물들을 보면서 ‘YWCA가 이렇게 엄청난 일들을 해왔구나’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YWCA 업적에 비해 알리고 공유하는 작업들이 부족했던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YWCA는 지금도 놀라운 수준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를 드러나게 해주는 것이 ‘기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YWCA 활동가들이 YWCA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활동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사명의 일부로 인식하면 좋겠습니다. 아카이브가 잘 안되는 이유는, 한번에 몰아서 하게 되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과정 속에 기록을 포함시키는 것도 업무효율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또한 기록을 남길 때에는 후대 사람들이 잘 알 수 있도록 맥락, 반대쪽 입장 등도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기록물로 생성되는 자료들을 관리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점과 비영리 조직의 아카이빙 과정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활동가들이 기록물 관리 교육을 받고 <기록물 관리 가이드>에 대해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록관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활동의 맥락을 보존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기록관리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비영리 조직의 아카이빙을 지원하는 조직은 아쉽지만 거의 없습니다. 예전에 아름다운 재단, 서울시, 삼성장학재단, SK 등에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아카이브 구축을 지원했고 일부 지자체에서 기록문화도시 등 지자체 특성화 주제로 아카이브 구축 사업을 진행한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비영리 조직의 아카이브 구축을 지원하는 곳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끝으로, 대표님께서는 아카이브의 사명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아카이브의 사명은 ‘보전기록을 통한 사회적기억 만들기’입니다. 기억은 왜곡되는 경우가 많은데 기록을 남겨두면, 진실과 왜곡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요?